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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국내 콘텐츠 시장이 크지 않고, 경제 버티컬 콘텐츠 구독 서비스로 수익화를 이어나가는 곳도 결국 수익천장(ceiling)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콘텐츠 고도화와 인맥 수익화를 통해 B2C보다는 B2B로 트는 것으로 보이는 몇 사례도 떠오르고요. 어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이재현 구독자님의 댓글)

이 글은 위 질문에서 시작이 됐습니다. 저 또한 늘 가지고 있는 궁금증 중의 하나였고요. 워낙 국내 콘텐츠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들이나 인식이 많아서 '그게 사실일까'를 들여다봤습니다.

먼저 여기서 콘텐츠에 대한 정의와 범주화가 필요합니다. 워낙 광범위해서입니다. 콘텐츠진흥원이 진흥 대상으로 꼽을 때 사용하는 분류체계를 볼까요? 12개 영역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만화, 게임, 음악, 영화가 모두 콘텐츠 산업에 포함돼 있습니다. 통상 '콘텐츠 시장이 작다'라고 얘기할 때 이들 산업군은 배제하죠. 만약 이들은 포함하게 된다면 '콘텐츠 시장이 작네'라는 말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콘텐츠산업 특수분류는 12개 영역인 1.출판산업, 2.만화산업, 3.음악산업, 4.영화산업, 5.게임 산업, 6.애니메이션산업, 7.방송산업, 8.광고산업, 9.캐릭터산업, 10.지식정보산업, 11.콘텐츠솔루션 산업, 12.공연산업으로 구성.

미디어고토사 독자들이 텍스트 콘텐츠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을 여기선 감안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서 '시장이 작다'라고 하는 영역을 추정해야 합니다. 대략 떠오를 겁니다. 텍스트 중심으로 구성된 지식이나 정보, 뉴스를 다루는 콘텐츠 산업 영역입니다. 아마 여기에 영상이 포함된다면 또 '작다'라고는 여기지 않을 겁니다. 온전히 텍스트에 한정된 시장을 지칭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죠.

"텍스트 중심의 지식이나 정보, 뉴스"라는 콘텐츠 영역을 '지식정보 텍스트 콘텐츠'라고 정의하고 여기서 유료 또는 정기구독 시장의 규모를 추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콘텐츠진흥원이 집계하는 국내 콘텐츠산업의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136조원입니다. 2020년 128조원에서 약 8조원이 커진 겁니다. 더 들어가기 전에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 콘텐츠산업 연간 매출액 규모가 어떻게 산출되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보고서는 각 부문별 매출액은 다음과 같이 산정 및 추정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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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 절차) 매출액과 종사자 수, 수출액은 상장사와 조사 사업체 추정결과의 합산을 통해 산출하였으며 구체적인 추정 절차는 다음과 같음

이 콘텐츠산업 시장 규모에는 음악, 게임, 영화 등도 포함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뉴스나 인근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에이 그건 우리 시장은 아니고'하며 외면해 버리죠. 이들 산업군을 빼고 나면 쪼그라든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텍스트 콘텐츠 시장으로 좁혀 볼까요? 지식정보와 출판 시장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 통계만 걸러서 보면 2021년 기준으로 출판 시장이 22조원, 지식정보 시장이 21조원으로 합산하면 43조원 시장이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43조원? 이 수치만으로는 이 시장이 큰지 아닌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죠.

아래는 2022년 3월에 공개된 국내 AI 시장 규모 전망치입니다. AI 시장은 워낙 뜨겁기도 하고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인데요. 2025년 예상치가 1.9조원 정도입니다. 만약 실측치인 2021년을 기준으로 다시 들여다볼까요? 9435억원(인공지능) vs  43조원(출판+지식정보)입니다. 출판과 지식정보 시장에 비하면 말그대로 새발의 피입니다.

지식정보, 출판 산업은 어떤 업종으로 구성됐을까

이쯤되면 '지식정보나 출판산업이 이렇게 규모가 컸다고?', 고개를 갸웃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디테일을 살펴볼 필요가 있죠. 아래는 텍스트 콘텐츠와 그 유관 시장이라 할 수 있는 산업군을 떼어내고, 그안에 속한 세부산업 분류를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분류하니 클 수밖에 없겠군' 하실 겁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와 같은 포털 사업체는 지식정보 산업의 매출로 잡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닝업으로 상징되는 다수의 에듀-테크(Edu-Tech) 기업들이 이 분류에 포함돼 있죠. 제법 광범위하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심지어 스크린 골프장도 지식정보 산업에 들어와 있습니다.  

이들 산업 내에서 구독 수익의 비중은?

마무리 지점에 가까이 왔네요. 사실 위에서 열거한 텍스트 중심의 정보 콘텐츠 시장의 추정 규모에서 디지털 정기구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추산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구체적인 조사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아서입니다.

  • 전체 조사표본 : 2672곳
  • 온라인 비즈니스로 수익 창출하는 곳 : 1423곳(표본 대비 53.2%)
  • 구독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곳 : 출판 27.7%(39곳), 지식정보 14.8%(42곳)
  • 전체 조사표본 중 디지털 구독으로 수익 창출하는 곳 비중 : 3%

이제 저는 여기서 무리한 가정을 할 것입니다.

"텍스트 중심의 지식이나 정보, 뉴스 산업에서 디지털 구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당 산업 전체 매출액의 1~3% 사이일 것이다. 이는 전체 조사표본 중 디지털 구독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곳의 비중이 3%인 점을 감안했다. 창출을 시도한 업체의 비중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매출액의 비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지만, 이를 추산의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봤다. 따라서 전체 관련 콘텐츠 매출액에서 대략 1~3% 사이라고 추정을 해본다."

위 가정에 따라 추산하면 2021년 현재 국내 텍스트 정보 기반의 디지털 구독 시장 매출액은 4340억원(1%)에서 1.3조원(3%) 사이에 위치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2021년 국내 광고시장 규모(13.9조원)과 비교하면 1/10에서 1/30 수준입니다. 이렇게 추정하면 현 시점에서 텍스트 정보 기반의 디지털 구독 시장은 아직 크다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콘텐츠 생산자(크리에이터 경제) 관점의 매출 추정

이번엔 관점을 조금 바꿔볼까요? 아래는 심용환이라는 역사학자의 웹사이트입니다.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장은 방송에도 자주 출연(방송 출연료)할 뿐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광고 수익(약 10만 명의 팔로어)을 창출합니다. 그리고 다수는 강연과 공연을 통해 수익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출판도 빠질 수 없죠.

심용환이라는 크리에이터이자 연구소를 운영하는 기업가는 콘텐츠 산업 전반을 횡단하며 매출을 만들어냅니다. 그가 창출하는 매출은 위 분류표에 따르게 되면 이 산업, 저 산업으로 분산돼 집계되고 있을 겁니다.(어떤 항목으로 어떻게 신고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심용환이라는 콘텐츠 생산자 중심이 아니라 분류표에 따른 구분이 중심이기 때문이죠.

한 명의 크리에이터, 지식정보 생산자는 자신의 지적 역량을 바탕으로 콘텐츠 산업 분류 내 여러 항목에 관여하고 수익을 일으켜냅니다. 아래 심용환이 이를 방증해 줍니다. 대부분의 지식 크리에이터들은 이처럼 단일 수익모델, 단일 지식 포맷에 자신을 옭아매지 않습니다. 교육 사업도 하고, 구독 비즈니스도 하면서 광고 수익도 만들어냅니다. 책도 내야 하고, 강연도 하면서 북토크 같은 공연 비즈니스도 전개합니다.

디지털 유료 구독 매출을 일으켜 낼 수 있는 지식 크리에이터라면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할 능력이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죠. 디지털 구독 시장은 작아보일 수 있지만, 디지털 구독을 생산할 수 있는 '사람'(지식 크리에이터)은 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쳐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디지털 구독을 전체 크리에이터 경제의 부분 집합으로 보고 접근한다면, 그리고 그 상품과 번들링해서 판매하게 된다면 시장의 규모 추산법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훨씬 더 크게 보이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콘텐츠 산업 전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디지털 구독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운데서 텍스트 기반의 지식정보, 뉴스 디지털 구독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0.4~1.3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이는 현재 시점으로선 크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콘텐츠 생산자(블루닷 얼라이언스와 같은 크리에이터)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디지털 유료구독과의 번들링 상품 구성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확장 능력은 충분히 보인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